동남아 배낭여행

19, 바라나시의 갠지스강 여행

즈카리아 2014. 2. 21. 21:35

 




2월 16일 일요일

 

오후 8시30분 출발 바라나시에 다음날 아침이면 도착할줄 알았는데

 

10시간을 연착하여 20시간만에 도착했고 비싸도 일등석 침대칸을 예약하길 잘했다.

 

뉴델리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캄캄한 밤에 도무지 어느칸이 우리가 타야할 칸인지 알수가 없고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도 않는 긴열차라 잘못 타면 칸을 이동할수 없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고민 끝에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 젊은 아가씨한테 자세히 물어 보았다.

 

자기도 침대칸이니 자기를 뒤따라 오란다.

 

침대칸 열차는 통로가 좁은데다 짐들이 많아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우리보다 조금 싼 

 

6인실 침대칸으로 자기자리를 먼저 찾아 메고온 배낭을 옆사람보고 지켜달라고 부탁하고

 

우리는 4인실이라 다른칸으로 이동하여 겨우 찾아줬는데 4인실안에 4명이 이미 앉아 있었다.

 

우리를 안내한 아가씨가 그들을 향해 우리가 여기 자리가 맞으니 자리를 내놓으라고

 

큰소리를 지르니 두사람은 슬며시 나가고 나머지 두사람한테 아래자리를 우리한테 주라고

 

전하고는 출발하면 칸을 넘어갈수가 없기때문에 얼른 자기자리로 돌아갔다.

 

아래침대엔 50대중반의 남자와 위칸은 20대 젊은 사내가 앉아 있었다.

 

원래 티켓을 예약할때 2인실을 달라고했기 때문에 당연히 2인실인줄 알았는데

 

막상 타보니 2인실은 1개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4인실이었고 우리표도 4인실 침대칸이 맞았다.

 

맞은편에 두사람을 처음에는 경계심에 긴장하고 눈치보다 나중에 대화가 트여 알게되었는데

 

핸드폰 동영상을 보며 웃길래 슬쩍 들여다보니 손자녀석 재롱을 보고 웃음짓고 있었다. 

 

50대 남자는 직업이 바라나시 힌두대학에서 체육학 교수로 88올림픽때 인도대표 농구선수들을

 

데리고 서울을 방문한적이 있다고 한다. 대단한 양반을 도둑놈으로 오해하고 긴장했다.

 

핸드폰속 사진을 보여주는데 SUV승용차에 부유한 저택에서 찍은 가족사진이 행복해 보였다.

 

바라나시에서 불편하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호텔부터 교통편을 모두 도와줄테니 전화하라며 

 

나중에 명함을 주고 받았는데 막상 신세지기가 초면에 그렇고 해서 연락을 하진 않았다. 

 

출발할때 자리를 찾아준 아가씨는 우리보다 더 멀리간다고했는데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고싶은데

 

칸을 넘어갈수도 없고 어느칸에 타고있는지 알수도 없어 서운하지만 도움만 받고 말았다.

 

바라나시,

 

참으로 묘한 동네다.

 

갠지스강가에 수천년동안 변화없이 살아온 도시로 모든 골목이 겨우 큰소 한마리 지나갈수있는 

 

좁은길엔 수많은 갈림길 속에 많은 외국여행자들은 그래도 잘도 찾아 헤집고 다닌다. 

 

저녁무렵에 도착한 우리는 숙소를 찾아 헤메다 결국 방금 싼 엄청큰 소똥을 쭐떡 밣고 말았다.

 

아내는 그 커다란 똥이 안보이더냐고 묻지만 카메라가방(망원렌즈포함7KG)과 노트북가방 5KG을

 

목에걸고 배낭까지 멘 무게가 25KG가 넘고 좁은 골목엔 한두군데가 아닌 온통 쓰레기에

 

소똥천지로 한무더기는 피했지만 두번째 발짝은 피하질 못하여 운동화가 반은 파묻혔다.

 

지나가던 중늙은이가 보고 "럭키"라며 엄지손을 치켜든다.

 

운동화를 길바닦에 아무리 털어도 질퍽한 소똥은 떨어지질 않고 냄새까지 고약스러워

 

고인 시궁창물을 찾아 닦아야 했다.  

 

다음날 아침,

 

그 유명하다는 블루라씨집앞 골목에서 서서 요구르트를 떠 먹고 있는데

 

갑자기 몇사람이 대나무멜대에 무언가를 올려 어깨에 들쳐 메고 소리를 지르며

 

지나가고 있었다.

 

좁은 골목이라 옆으로 비켜줄려고 돌아섰는데 으악, 

 

시체를 염을 한체로 멜대위에 그대로 올려 놓고 들쳐메고 소리를 합창하며 지나가는 

 

행여 행렬이 내눈에서 두뼘도 안되는 앞을 지나갈 줄이야,

 

아내도 처음에는 기겁을 하고 놀랐지만,

 

나중에는 하루종일 좁은 골목을 구경하며 돌아 다닐때 수십번의 행여행렬을 마주치니 

 

이번에는 호기심이 생겨 젊은이일까? 노인일까? 궁금증에 자세히 보게 되었다.

 

여기저기 화장터에서 활활타고 있는 장작더미 위에 시체다리가 툭 튀어 나온 모습도 보았고 

 

생의 마지막 순간이 재로 변하여 강물에 뿌려지는 별것 아닌 인생의 시작과 끝을 모두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