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스페인 순례의 첫 출발지인 샹젠 데 포르 포드로 가는 날이다.
아침 7:45분 기차여서 택시잡기가 힘들어 루르드 성당에 상주하시는
소피아 수녀님께 역까지 태워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7:00에 오셨다.
수녀님 덕분에 편안하게 역에 도착했다.
기차가 떠날 할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신다. 고마우신 수녀님...
기차는 목적지까지 한번에 가는 것이 없어서 중간에 두번을 바꿔 타야 하는데 기차 노선은 있는데
마지막 구간은 승객이 적어 버스로 줄여서 대신 운행하기로되어 있었다.
짐을 옮겨 싣는 일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버스노선이 환상적이다.
시간은 배가 걸리지만 프랑스 시골마을 곳곳을 순회하는 노선이라 달력이나 엽서에서 봄직한
고풍스러운 풍경에 잠시도 눈을 땔 수가 없었다.
그렇게 4시간을 달려 드디어 도착한 샹젠(줄임) 아무리 비수기지만 이렇게 한가할 수가.
뭔가 기대를 하고 갔던 이 마을이 한가하다 못해 적막하기 까지 하다.
역이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더 한산하다.
역앞에서 짐을 지키고 있고 즈카리아가 동네로 들어가 호텔을 예약하고
택시를 보내와 짐을 옮길 수 있었다.
호텔 근처에 오니 조금 사람구경을 할 수 있다.
짐을 풀고 순례자증명서(크레덴시알)을 발급 받는 곳을 찾으니
비수기라 대부분 문을 닫고
한 군데만 알베르게(순례자 전용숙소) 운영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 가니 유일하게 한국 학생1명이 먼저 와있다.
그도 내일부터 걸어서 갈꺼란다(얼마나 반가운지).
도장을 찍어주는 할머니가 자전거를 타고 갈꺼냐고 물으며 나를 보며 너무 좋아하신다.
그러면서 산이 높고 눈이 많이 쌓였다고 걱정도 해주신다.
순례자 방명록을 보니 그래도 매일 3~4명씩은 출발을 하고 있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봤다.
마을 중심은 성곽으로 둘러쳐져 있고 안쪽은 중세 유럽풍의 마을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바깥쪽은 신도시로 되어있다.
중세 도시의 좁은 돌길과 오밀조밀한 돌집들.
성당도 옛날 그대로의 모습이 고풍스럽게 보존되어 있다.
돌로 지어진 건축물이라 이렇게 오래 보존되는 것일까??
날씨:맑음 49KM 투어
샹젠-론세스발레스~팜플로나
샹젠에서 논세스발레스까지 택시이용.
험난한 피레네 산맥지역으로 온 산이 눈으로 덮여 있고 강원도 진부령 고갯길과 비슷한 곳.
논세스발레스는 산을 넘어 끝지점에 있는 곳으로 마을이 아니고
순례의 시작의 관문처럼 성당과 수도원이 전부인 곳이다.
여기에서 크레덴시알을 발급받고 조개 껍데기 기념품도 사고
순례자를 위한 미사가 있는 곳인데
비수기라서 모두 문을 닫고 기념품가게만 문을 열었다.
크레덴시알에 첫 스템프를 찍고 조개도 사고 ..
분해해서 메고온 자전거를 가방에서 꺼내 조립 끝,
이제부터 본격적인 자전거를 타고 순례길에 들어간 시간이 오후 1시 30분경,
아름답고 한가로운 마을을 지나 마지막 도착지 팜프로나에 저녁 6시경 도착하였으나
엘베르게를 찾지 못하고 헤메다 경찰에게 물으니 겨울이라 문을 닫고 한군데
연 곳은 30분 가량을 더 타고 가야한단다.
이곳은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는지 아침 8시가 되어도 어둑한 느낌이고
각 상점은 10~ 11시에 문을 여는 듯싶다.
9시에 숙소를 나왔는데도 한산하고 조용하다.
출발하자마자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건물 밑에서 방수용 옷으로 갈아 입었다.
몸이 안풀려서 인지 다리가 무거워 페달질이 힘들다. 그리고 계속 언덕코스다.
정말 힘들다. 시내를 벗어나는 지점에서 걸어가는 순례자를 처음으로 봤다.
이 코스는 평원인 듯 싶으면서도 계속 오르막의 연속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어야 하는데 계속 낮은 오르막이다.
너무너무 힘이 들어 내가 왜 왔나 하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오후가 되니 비바람까지 심하고 기온까지 떨어져 도저히 타기가 힘들다.
작은 마을에 겨우 도착해서 바에 들렀다.
바에는 동네 노인할아버지들이 많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사정을 설명하고 택시를 불러 달랬더니 택시는 작어서 자전거 두 대와 매달은 트레일러까지 싣기가 힘들다며
한 사람을 지적하며 우리를 태워주라고 하신다.
그 분은 마을에서 식품점을 운영하시는 분인데 자기차로(봉고차) 태워다 주시겠단다.
너무 고마우신 분이다. 아주머니도 사탕봉지를 주시며 가며 먹으란다. 날은 벌써 어둑어둑하다.
시간은 6시가 넘었다. 목적지에 도착했으나 알베르게가 찾아 갈 엄두를 못냈다.
큰 도시라 호텔 찾기도 힘들다. 우리를 태워다 주신 아저씨가 수소문하여 겨우 호텔앞에 내려주시고
방이 있는지 확인까지 한 후에 돌아 가셨다.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내일이 일요일이라 호텔에서 하루 더 묵으며 쉬기로 했다.
피곤이 몰려오면서 온몸이 쑤셔댄다.
도심 가운데 성당이 3개나 있다.
성당 내부의 조각물, 스테인그라스, 파이프오르간 등 옛모습 그대로 너무 중후하고 아름다움에 사진찍기에 바쁘다.
가장 큰 성당에서 10시 미사를 드렸다.
미사가 끝나고 수녀님께 순례자 도장을 받았다.
도시 구경을 하는데 일요일이어서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식당, 바만 문을 열었다.
중국음식점을 겨우 찾아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자전거장갑을 잃어버렸다. 아저씨 차에 놓고 내렸나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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