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가톨릭한국선교사를 찾아

일요일 대낮에 테러를 당했다!!

즈카리아 2018. 1. 30. 00:11




2018년 1월 28일 일요일


오토바이 한대로 세계일주를 나선 이후 생전처음 테러를 당했다.


그것도 백주 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교황님이 계셨던 카테드랄(대성당) 바로 앞 넓은 대로에서

 

미사를 마치고 나오다 당했으니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버스을 타기 위해 아내와 함께 나란히 횡단보도를 건너 몇미터를 갔는데

 

갑자기 옆에서 걷던 남미 원주민 모습의 작달막한 중년남성이 다가와

 

휴지를 전해주며 위에서 정체불명의 액체가 떨어져 나와 아내의 등뒤에 맞았다며

 

친절히 닦아 준다.


처음엔 원인을 몰라 새똥을 맞은 줄 알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휴지를 얻어 아내의 등을 닦아 주다 보니 


아뿔사,한두군데가 아닌,

 

엉청 많은 양이 등뒤에 뿌려져 있었고 나란이 걷다 보니

 

내등도 똑같이 묻은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정체불명의 액체를 떨어뜨린 위치가 위를 아무리 쳐다봐도 

 

국기가 게양된 관공서 5층짜리 건물로 일요일이라 창문이 모두 굳게 닫혀 보였고 

 

위에서 뿌렸다기 보다는 등뒷부분만 묻은것으로 봐선 누군가가 뒤따라 오며

 

뒤에서 장난을 친게 분명한데 직접 눈으로 보질 못했으니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원주민 남자은 친절히도 등뒤 곳곳을 한참을 닦아 주는데 점점 본색이 들어나는게 보인다?


나는 아내에 묻은것을 닦아주느라 정신없었고

 

이남자는 내 등뒤에 서서 티셔츠와 바지묻은 부분을 닦아주었고

 

바지 앞주머니까지 손으로 더듬으니 느낌이 퍼뜩 예감이 안좋다.


이놈 봐라!


아내는 항시 외국에 나오면 외출시에는 비상금은 물론, 일체 휴대품을 소지 하질 않는다.

 

집밖을 나올때만 해도 주머니속에는 몇푼의 현금이 가지고 있었지만

 

미사헌금으로 모두 내었기 때문에 텅 비었고


나도 바지주머니속에는 아무것도 넣고 다니질 않기 때문에

 

겉으로 만져봐도 없다는 느낌을 받았을 터이고


문제는 카메라와 핸드폰등 신분증등을 넣은 허리색인데 어깨끈과 허리밸트를 메고


가방을 앞쪽으로 배꼽앞에 한손으론 가방귀퉁이를 항상 틀켜 쥐고 다니는데

 

이놈은 묻지도 않은 가방을 닦아 주는 시늉을 하며 잭크를 열려고 한다?

 

그것도 벌건 대낮에 내 눈 앞에서?


아무리 내가 정황이 없어도 그렇치 이놈 참 대단하다. 


그것도 아내도 앞에서 나를 쳐다보고 서있는데,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몇해전 유라시아여행때부터 사용해 온 bmw 허리쌕인지라 많이 낡아서

 

초칠을 했어도 잭크가 뻑뻑하여 잘 열리질 않는게 문제였다.


이놈이 고장난 잭크를 열어 볼려고 휴지로 닦아 주는 시늉을 하면서 시도를 했는지 


양옆에 있는 작은 주머니는 이미열려 있었고 원래 안에 들어 있는게 없었지만    


한손으론 절대 못 열고 다른쪽을 잡고 당겨서 열어야만 열리는 뻑뻑한데다 


잭크손잡이쪽이 내 한손 쪽에 있어서 어쩌질 못하고 포기했나 보다.


사실은 그때까지도 이놈이 도둑놈이라는 감은 전혀 없었다.


몇차례나 고맙다고 인사까지 했으니....


뒤돌아 서서 아무리 위로 건물을 쳐다봐도 뿌릴만한 장소가 아닌데...


잃어버린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옷에 묻은 이상한 액체에서 풍기는 냄새가 찝찝하고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아 크게 당하지 않은것만도  천만다행이라는 위안으로 


오후 3시가 넘도록 배고품도 잊고 집까지 왔다.

 

역시,

 

매일 눈을 뜨면 아내와 함께 아침기도를 바치길 잘했어.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주교관을 떠나기전에 그동안 도움받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이곳 사람들이 주로 먹는 다는 엠빠나다를 만들어 가져다 드리기 위해 


식복사 수산나자매님한데 도움을 청하였다.


들어 가는 재료는 한국식 만두와 흡사하나 만두피를  예쁘게 말아 오므리는 작업이 


한두번 해봐서는 이쁘게 안된다고 아내는 말한다.  

 

 

 

 이 작은 가방안에는  삼각지성당 수녀님이 주신 여행자수호성인과 묵주가 항상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