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가톨릭한국선교사를 찾아

볼리비아 산타 크루즈에서 선교사님들을 만나다.

즈카리아 2018. 3. 16. 11:17


대구교구 김동진 제멜로신부님과  최용석 스태파노신부님을 만나다.


볼리비아 산타 크루즈 지역은 가장 많은 우리나라 선교사님들이 활동하고 계셨고

 

처음 방문한 오키나와 성당을 중심으로 광주교구의 강기남요셉신부님을 비롯해 두 분이 더 계셨으며

 

200개가 넘는 공소를 나누어 다녀야 하기 때문에 4륜구동 자동차는 필수품이다.

 

오끼나와 명칭은 오래 전 일본인이 아닌 오끼나와섬 원주민들이 피난와 살면서

 

이곳에 정착하여 농업에 종사하여 기반을 크게 이뤄 명칭까지 얻게 되었다고 한다.

 

하룻밤을 오끼나와성당에서 지내고 

 

다음날 일찍 대구교구의 김동진 제멜로 주임신부님과 

 

최용석 스테파노신부님의 선교지로 따라 가기로 하였다.  

 

주일미사가 끝나면 산타크루즈 시내에 장보러 한번씩 나오게 되는데

 

산 안토니오 시까지 가는 길은 230키로의 절반이 비포장길로 곡창지대인 

 

이곳은 추수가 끝나는 시기라 저녁부터 곡물을 실어 나르는 대형 트레일러의

 

행렬은 끝이 없고 흙먼지가 눈앞 10미터도 안보여 파인 도로는 어찌나

 

덜컹거리는지 제멜로신부님이 절대로 오토바이를 타고는 갈수가 없다고

 

자동차로 함께 가자고 하셔서 비루비루 신부님들 계신 곳에 보관하고

 

나서길 참 잘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산 안토니오" 시는 볼리비아 인디오 마을로 원시림 속에 국가지정 보존지역으로

 

우리나라 전남북도 만한 크기로 자연 그대로 우거진 원시림 속에 띄엄띄엄

 

몇 가구씩 모여 살고 있으며 조금 큰 마을에는 어김없이 성당공소가 있고

 

성당 정문 앞으로 넓은 광장 가운데는 커다란 십자가가 서 있다

 

두 분의 한국 신부님들은 수십 개가 넘는 공소를 나눠 차례로 방문하여

 

미사를 드리는데 덜컹거리는 산속 길을 본당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40

 

먼 곳은 하루에 한 곳 정도를 방문할 수가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전날 도착한 학사님 두 분과 함께 

 

최신부님은 우리를 공소미사에 데리고 다니셨고 

 

나온 김에 콘셉시온에 계신 수녀님들까지 방문하였고 

 

다음 도시인 훌리안에 계신 수녀님들까지 찾아 뵐 기회를 주셨다.

 

하루에 이동한 총 거리는 충청도 한 바퀴를 돌아 온 것처럼 몇 백킬로를 달려

 

암흑 같은 흙먼지를 뚫고 밤 11시가 넘어서 사제관에 도착하였다

 

산 안토니오 성당은 지금까지 다녀 온 수많은 선교지중에 특히 이곳이 가장 오래

 

머물고 싶은 곳 중에 하나다.

 

신부님은 이곳에 젊은 영농후계자를 양성하기 위해 넓은 초지를 조성하여 젖소를

 

길러 새끼는 젊은이들에게 분양하여 자립할 수 있게 돕는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지난 세월 오래 전 일로 우리는 신혼 초에 귀농하여 부모님 모시고

 

잠시지만 초지를 조성하고 집을 짓고 목장을 운영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문인력이 없는 이곳에 내가 딱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다음에 할일 없고 갈 곳이 없으면 이곳으로 돌아와 봉사하며 살고 싶다. 

 

이곳에서 일주일을 머물렀는데 한 순간에 지나간 듯 아쉬움이 남았고

 

출발 당일인 일요일은 교중미사가 끝나고 점심식사를 콜롬비아 수녀님 두 분이

 

손수 차려 주셨고 최 스테파노신부님은 특별히 떠나는 나를 위해

 

통돼지 바비큐를 주문해 주셨는데 맛있게 먹기는 하겠으나

 

한편으로는 심히, 신부님들이 걱정이 된다.

 

현재 초지는 이미 만들어져 있고 어미젖소도 사다 키우고 있으며 앞으로 할 일은

 

새끼를 내어 우유를 생산하고 그것으로 치즈도 만들고 남는 찌꺼기로 돼지도

 

길러 판매할 생각으로 돈사를 짓고 있는 것을 봤는데

 

최스테파노신부님 말씀을 듣고 속으로 깜짝 놀라 많이 당황스러웠다..    

 

요리해서 가져 온 새끼돼지 바비큐가 우리 돈으로 35,000원이라니?

 

그것도 뱃속에 찹쌀을 넣고 껍대기가 바삭하게 구워서 배달해 준 가격이 그렇다면

 

도대체 어미돼지 한 마리 가격은 얼마나 될까?

 

곡물가격이 아무리 저렴하다 해도 힘들게 키워 어미돼지까지 만들려면

 

6개월은 먹여야 되는데 풀만 뜯어 먹일 수도 없고.  

 

식사가 끝나고 출발에 앞서 수녀님 두 분은 저에게 강복을 주시겠다며

 

머리에 손을 얹고 남은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