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가톨릭한국선교사를 찾아

리마의 달동네에서 한국국제선교회신부님들을 찾아 뵙다.

즈카리아 2018. 5. 24. 18:29





리마 센트로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20여분만 차로 이동하면 산동네가 나오고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달동네 산비탈 층층 계단식 벌집처럼 붙어있는

 

집들 한가운데 국제선교회소속 한국신부님 두 분이 계신 성당이 있다.

 

처음 이곳으로 부임 오시기전인 18개월전에는 성당은 있으나 신부님이

 

안 계신 빈 성당으로 외국 수녀님들 몇분이 계셨었고 성당 뒤

 

사제관 3층건물 계단이 어찌나 경사가 가파른지

 

오죽했으면 수녀님들이 무릎 관절이 아파 포기하시고

 

아랫동네로 이사를 다 가셨을까?   

 

이인주 세례자요한 신부님과 여인혁 사도금구신부님은

 

이곳에 오셔서 신축하다시피 성당을 새로 단장하셨고 

 

그 동안 냉담하고 있을 수많은 신자들을 다시 성당으로 나오게 하는데

 

얼마나 심혈을 기우려을까?.

 

그 동안 남미 여러 나라에서 본 현상으로 사제가 부족하여

 

주일날 문이 닫힌 성당을 여러 곳에서 보았는데 

 

지금 이곳 신자들은 정말 뜻밖의 행운일 것이다.

 

비록 외국인 신부라 의사전달에는 아직 서툴러 힘드셨겠지만 

 

밤낮없이 열심히 선교하시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축복인지

 

현지인들은 아마 충분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신자들도 많아 일요일 오전 8 교중 미사는 성당에

 

의자가 모자라 서있을 정도로 꽉 차며 10시에 주일학교 미사도

 

학생수를 어림잡아 세보니 100여명이 넘어 주일학교 교사들 도움 없이는 

 

신부님 두 분이 감당하기엔 매우 역부족일 것 같았다.

 

장래에는 어린이 유아방까지 만들어 아이들을 성당에서 돌보면 

 

젊은 부부들이 일자리를 얻고 생활에 많은 보탬을 줄 수 있을 것 이라며

 

커다란 주님의 사업을 꿈꾸고 계셨다.

 

참으로 대단한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계셨다.

 

우리 부부는 성금요일과 부활성야, 부활대축일까지 신부님 곁에 함께 있어서

 

엄청난 축복과 함께 주님 부활을 맞이 하게 되었다.

 

여신부님은 부활성야 사진을 부탁하셨는데,

 

아뿔사,

 

어젯밤 성금요일 미사는 뒤에서 어림잡아 세어보니

 

그래도 140여명이 자리를 채웠는데

 

부활성야 미사시간이 7시라고 분명히 들었는데

 

시간이 한참이 지나도 성당대문은 닫혀있고

 

신자가 들어와 앉지를 않아 이거 큰일났다?

 

성삼일 연휴라서 연일 술에 취해 못나오나?

 

오늘 부활성야 대축일인데 설마 이렇게 신자가 없을 수가 없지 않은가?

 

저녁 7시가 넘어 30분이 다되어가는데 신자 한 사람 없이 우리끼리

 

미사를 드려야 되나?

 

별 걱정을 다하게 되었다.

 

잠시 후,

 

신부님은 복사단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시길래 나도 따라 나갔더니

 

왠걸

 

수많은 신자들이 성당아래 저만치에서 화톳불을 피우고 둘러 서서

 

성가를 부르며 대기하고 있다가 어둠 속에서 촛불예식을 거행하고

 

성당 안으로 함께 입장을 하셨다.

 

어두컴컴한 밤에 멀리서 보아 여러 명의 복사단은 하도 키도 작고

 

여학생들로 구성하셨구나 했는데 나중에 신부님과 단체 사진을 찍어

 

줄려고 모이라고 해놓고 자세히 보니 모두 할머니로 구성된 키 작은

 

복사단이었다.ㅎㅎㅎ

 

복사뿐만 아니라,

 

해설자, 독서자, 예물봉헌,  전례단 대부분이 할머니로 구성된 

 

우리 신부님인기가 짱 이었다.

 

십자가 고상을 들고 제대 계단으로 올라 입장하던 안경 쓴 키가

 

작은 복사할머니는 그만

 

복사 치마 단을 밟아 제대 위에서 고꾸라지기 일보 직전 몇 발짝을 뛰다 

 

신부님이 붙잡아 주셨는지 겨우 자세를 잡아 큰 사고를 모면하였다.

 

다음날

 

부활대축일 미사 해설자는 독서대 높이와 키가 비슷한 

 

어제 큰 사고를 칠 뻔 하였던 안경 쓴 작은 할머니였다.